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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Cyberloafing

게임을 통한 희귀 언어 보존의 가능성

by 스마트커피 2025. 1. 18.

새로운 방식의 희귀 언어 보존 방법

 

제 앞선 글에서도 여러번 언급했지만, 희귀 언어의 가치는 단순히 말하고 소통하는 수단을 뛰어넘어, 한 공동체의 문화의 정체성과 역사를 담은 중요한 산물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글로벌화로 인해 많은 언어가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많은 희귀 언어가 존재하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이 21세기 말까지 사라질 위기에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게임은 희귀 언어를 새로운 방식으로 보존하고 대중에게 알리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게임은 젊은 세대가 주로 접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희귀 언어의 가치를 전파하기에 매우 효과적인 플랫폼이다. "더 위처(The Witcher)" 시리즈에서 고대 언어를 활용하거나, "호라이즌 제로 던(Horizon Zero Dawn)"에서 독창적인 언어를 창조해낸 사례는 희귀 언어와 창의적 콘텐츠가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게임 희귀 언어의 구현

 

게임 개발자들은 종종 희귀 언어를 게임 속 세계관에 녹여내거나 완전히 새로운 언어를 창조함으로써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언어는 단순한 장식 요소가 아니라, 캐릭터와 스토리에 깊이를 더하고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엘더스크롤(The Elder Scrolls)" 시리즈에서 만들어진 드래곤 언어 "도브어(Dovahzul)"이다. 이 언어는 단순히 몇 개의 단어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문법, 어휘, 발음 체계까지 갖춘 완성된 언어 체계다. "도브어"는 게임 내 주요 퀘스트와 스토리라인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플레이어는 특정 주문을 사용하기 위해 이 언어를 학습하고 이해해야 한다. 이로 인해 "도브어"는 단순한 배경 요소를 넘어,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높이는 중요한 장치로 기능한다. 더 나아가, 팬 커뮤니티에서는 이 언어를 학습하고 활용하는 다양한 자료를 제작하며, 게임 외적인 영역에서도 언어의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사례는 "아바타(Avatar)" 영화와 연계된 게임에 등장한 나비족의 언어 "나비어(Na'vi)"이다. 이 언어는 실제 언어학자인 폴 프롬머(Paul Frommer)가 개발하였으며, 자연 언어와 유사한 문법 구조와 발음 체계를 갖추고 있다. "나비어"는 영화와 게임에서 나비족의 문화와 세계관을 표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이 언어의 학습 열풍은 영화와 게임이 끝난 후에도 지속되었다. 전 세계의 팬들은 "나비어"를 배우기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학습 자료와 튜토리얼을 공유하며 언어를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사례는 단순히 창조된 언어가 게임 속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 세계에서도 학습되고 확산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또한 "마스 이펙트(Mass Effect)" 시리즈에서도 외계 종족의 언어와 문화가 세밀하게 구현되어 있다. 이 시리즈는 다양한 외계 종족의 언어적 특징과 대화를 통해 각 종족의 독특한 정체성을 표현했다. 예를 들어, 크로건(Krogan) 종족의 언어는 그들의 거친 성격과 투박한 문화를 반영하고, 아사리(Asari) 종족의 언어는 우아하고 세련된 그들의 특징을 담고 있다. 이러한 언어적 세부사항은 게임 속 세계관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며, 플레이어가 각 종족의 문화와 역사를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처럼 희귀 언어를 게임에 적용하거나 창조하는 과정은 언어학적 연구와 게임 디자인이 융합된 결과물로, 문화적 다양성을 증진하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고 확산하는 강력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희귀 언어 보존의 새로운 가치를 가지는 게임

 

희귀 언어를 활용한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교육적 가치를 지닌 도구로도 기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앱 기반 게임은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언어를 익히고, 해당 언어의 문화를 체험하도록 돕는다. "Never Alone"이라는 게임은 알래스카의 이누피아트족 전통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이누피아트어를 게임 내에 통합하여 그들의 문화와 언어를 전 세계에 알렸다. 이러한 사례는 희귀 언어 보존과 교육에 있어 게임이 가진 잠재력을 명확히 보여준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통해 언어를 배우는 동시에, 해당 언어가 가진 문화적 맥락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학습을 넘어, 사용자들에게 언어와 문화의 공존 가치를 깨닫게 한다.

 

게임과 희귀 언어 보존의 모델 제시

 

게임과 희귀 언어의 융합은 단순히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 가능한 언어 보존의 모델을 제시한다. 게임 업계는 점점 더 글로벌화되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포용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희귀 언어 보존뿐만 아니라, 언어학 연구와 지역 사회의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같은 신기술과 결합하면, 희귀 언어 학습 및 체험이 더욱 실감 나고 몰입감 있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희귀 언어의 소멸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게임은 엔터테인먼트와 교육의 경계를 허물며, 언어 보존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게임을 통한 희귀 언어의 보존의 가능성
The Elder Scrolls